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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학교밖'과 '안'으로 나누는 일은 잘못" 2020-05-13 관리자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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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성가족부 장관이 된 뒤 청소년을 학교 안과 밖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놀랐다. 하지만 법적 용어가 학교밖청소년이고, 법을 근간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행정부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정책의 편의성 때문에 인위적으로 범주를 구성했지만 이러한 구분이 편견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부분까지 고민 중이다."

5월 청소년의달을 앞둔 4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이정옥(63) 여성가족부 장관의 말이다. 올해는 특히 청소년활동 대전환 등 여러 청소년 정책 이슈가 많은 해이기도 하다. 여가부는 21대 국회에서 부처명에 '청소년'을 넣는 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사회의 잘못된 편견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어느 학교에 다닌다' '어느 지역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학생증)는 말 대신 '나는 청소년'(청소년증)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청소년증이 일반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 특정 학교 등으로 구분 짓는 게 아니라 청소년증이 그 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매개가 되길 희망한다는 것. 학교밖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다른 존재로 인식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장(2018년 9월~2019년 9월)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연구소장(2016년 1월~2019년 9월)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대학장(2016년 1월~2018년 1월) △(사)여성평화외교포럼 공동대표(2014년 1월~2019년 8월) △(사)한국투명성기구 이사(2013년 2월~2019년 8월)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1984년 3월 ~ 2019년 9월). 사진 이의종


■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청소년활동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요즘 청소년들은 디지털 세대, 네트워크 세대, 앱(App) 세대로 새로운 트렌드를 앞서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보더라도 청소년을 활동 프로그램의 객체로 보고 단순히 지도하는 종전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자신이 권리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소통하고 창의적으로 협력하며 변화를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여가부는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청소년이 주도하도록 청소년활동을 혁신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법적 용어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육성' '수련' 등의 단어를 청소년의 주도성·능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성장 지원' '체험'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청소년정책위원회' '청소년 특별회의' 등 청소년의 정책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청소년 참여 활성화 모델을 발굴해 청소년들이 지역에서부터 국제사회에 이르기까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 청소년활동진흥법이 제정된지 10여년이 흘렀다. 달라진 청소년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근본 틀부터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인데.

청소년활동진흥법이 2005년 2월 처음 시행될 당시만 해도 청소년활동을 수련활동, 교류활동 및 문화활동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활동은 범주화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해진 게 사실이다. 지도자에 의한 활동이 아닌 자기주도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청소년활동 분야는 힘겨운 일들을 겪었다. 2013년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와 2014년 세월호 사고 등으로 청소년활동이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다. 청소년의 자기주도성을 반영하기 위해 청소년활동의 정의 및 시설 유형을 개편함과 동시에 청소년활동이 현장에서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부처명에 '청소년'을 넣는 일도 추진할 계획이다.

■ 지역사회의 청소년활동 활성화는 위기청소년 조기발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합하는 작업 중에 있다. 위기청소년 통합정보망 구축이 시급하다. 청소년쉼터 학교밖지원센터 상담복지센터 등 지원기관별 정보망을 합치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타 부처 시스템과 연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군·구 중심으로 위기청소년 안전망을 재편하기 위한 지자체 청소년안전망팀 선도사업을 한다. 시·군·구내에 전담 조직을 만들고 △위기청소년 실태조사와 발굴 △고위기 사례관리 △기관 간 네트워크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 부처간의 벽은 늘 문제가 되어왔다. 위기청소년 통합정보망은 언제부터 제대로 운영되나.

올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복지부 교육부 경찰청 여가부의 시스템이 연동되어 더 효율적으로 위기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다. 2021년 위기청소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실태조사도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가출청소년의 성범죄 유입을 막기 위해 온·오프라인 아웃리치(청소년 밀집지역 중심으로 찾아가는 거리상담과 사이버 상담)를 강화하고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쉼터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 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 가해자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2018년 8월에 이미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 예방 보완대책'을 통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연령을 하향 조정(14세미만→13세미만)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최근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흉악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교정 강화의 필요성이 있는 게 사실이다. 청소년범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소년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 청소년기 특성을 고려할 때 교화를 통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차단되지 않도록 정책 간 균형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청소년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해청소년도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여가부는 회복지원시설 및 청소년안전망 사업 등을 통해 비행 완화와 재범방지를 위한 교육과 상담을 병행 지원 중이다. 지역사회의 '청소년안전망'을 통해 위기청소년을 보호하는 지원체계들이 좀 더 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하겠다.

■ 위기청소년이 디지털성범죄에 더 취약할 수 있다.

n번방뿐만 아니라 랜덤채탱앱 등 청소년들이 다양한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이번 n번방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랜덤채팅앱 중 성매매 등 청소년에게 불건전 만남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앱은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본인 인증 및 회원 관리, 대화 내용 저장, 신고 기능 등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채팅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랜덤채팅앱은 어른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달 중 행정예고를 할 계획이다.

성매매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도 구축할 방침이다. 피해 청소년 개개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자립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만 19세 성인이 될 때까지 전문 멘토와 연계하는 등 안정적인 생활과 사후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 성교육부터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높다.

생애주기에 맞춰 디지털성범죄가 중대한 범죄임을 알리는 지속적인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가부는 교육부와 협업해 개학 전후 학생들에게 디지털 성범죄 예방 온라인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원 자격연수, 직무교육 과정 중 성폭력 예방교육 시에도 디지털 성범죄 예방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디지털 성범죄 예방에 관한 교원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일통백통'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 타 영역에서의 인권 존중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인권이라든지 소외된 사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경제발전만을 강조, 사회발전 영역을 덜 신경 쓴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여러 문제들이 뒤늦게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여가부 업무가 대부분 다른 영역들의 의식이나 가치관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해보겠다.

 

대담 문진헌 정치사회편집위원

 

정리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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