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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③ 모두가 아는데도 방치되는 채팅앱-2019 청소년 성매매 리포트 2019-07-02 관리자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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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지난해 '2018 성매매 리포트' 보도에 이어 이번엔 '2019 청소년 성매매 리포트'를 준비했다. 1편에서 청소년 성매매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랜덤채팅앱'에서 1천 명과 대화한 자료를 통해 현재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를 엿봤다. 2편에서는 청소년 성을 사는 이들은 누구인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뭔지 분석했다. 마지막 3편에서는 이런 실태를 모두가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 호기심에 받아본 그 앱, 여전히 활개치는 그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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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루라도 빨리 성매매가 없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3년 전 성매매 피해를 당했던 10대 청소년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돌아보며 쓴 글이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이들 10대 피해자 2명과 함께 지난 2016년 10월, 7개 채팅앱 운영자를 고소·고발했다.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매매를 조장하고 알선, 유인했다는 이유였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이뤄진 여성가족부의 성매매 실태 조사 결과, '성매매 조장 앱' 317개가 확인됐다. 이들 앱은 '채팅', '랜덤채팅', '소개팅' 등 키워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성매매를 조장하고 있었다는 게 조사팀 판단이었다. 이 가운데 87.7%(278개)는 본인·기기 인증이 필요 없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다. 아예 앱 사용연령을 17세로 제시한 앱이 3분의 2(210개)나 됐다. 조사팀은 채팅앱 운영자들이 앱을 매개로 한 성매매에 대해 알면서도 성매매로 유인하거나 방조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3년이 지나 2019년 6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채팅' 키워드로 검색하면 250개의 앱이 확인된다. <마부작침>이 '1천 명 채팅' 자료를 수집했고 그 중 21%가 청소년 성매수를 시도했던 앱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상황은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그러면 앞서 언급한 '성매매 조장 앱' 고소·고발 사건 수사 결과는 어떠했을까.

 

● '청소년 성매매 온상'이라지만... 사법당국 결론은 "혐의 없음"

 

7개 채팅앱 운영자의 혐의는 청소년성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성매매처벌법, 아동복지법 및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 크게 4가지였다. 채팅앱 운영자들이 청소년의 접속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청소년의 성을 손쉽게 매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주장이다. 운영자들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모니터링을 했고, 신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소·고발한 지 1년이 지난 2017년 10월, 검찰은 경찰의 불기소 의견을 수용해 '혐의 없다'면서 채팅앱 운영자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검·경의 판단이 일치했다. <마부작침>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를 확보해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했다.

 

검찰은 먼저 채팅앱에 대해 "불특정 다수와 모바일에서 대화할 목적으로 개설돼 서비스하던 중 성매매를 하려는 자들이 위 채팅앱을 계속 이용하면서, 현재는 위 채팅앱이 성매매의 온상이 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고소·고발된 채팅앱들은 청소년유해매체물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자가 청소년 접속 차단 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고, 또 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성매매에 운영자가 가담하지 않았고 성매매 차단을 위한 필터링과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성매매 알선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마부작침>의 '1천 명 채팅' 분석이나 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 등의 '청소년 성매매 실태조사', '성매수 사건' 판결문 등은 모두 이들 채팅앱이 청소년 성매수가 이뤄지는 주요 창구라고 지목하고 있다. 해마다 '채팅앱을 악용한 청소년 성매매 범죄' 단속을 벌이는 경찰이나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결론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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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청소년과 시민단체들은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했고 기각되자 다시 대검찰청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서울고등법원에도 불기소 결정이 타당한지 묻는 재정신청을 냈다. 법에 따라 할 수 있는 절차를 전부 밟았으나 2018년 11월 30일 대검찰청의 재항고 기각을 마지막으로,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좌절됐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수긍할 수 있으며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게 기각 이유였다. '성매매 조장' 채팅앱 고소·고발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업체들은 이 사건을 통해 사실상 '면죄부'를 획득했다. 고소·고발 대상이었던 채팅앱 7개 가운데 일부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 3년 새 17배 늘어난 '성매매·음란' 채팅앱 시정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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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당국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이후에도 이런 채팅앱에 대한 시정 요구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마부작침>이 확보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자료를 보면, 2015년 '성매매·음란'을 이유로 한 애플리케이션 시정요구는 141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2,380건으로 무려 17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1월~5월에만 이미 1,000건을 넘어섰다.

 

그런데 시정 요구의 내용을 보면 채팅앱 이용자 퇴출이 사실상 유일한 대응으로, 채팅앱 자체에 대한 제재는 거의 없다. 김성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보문화보호팀장은 "개설 목적이나 전체적인 내용이 불법이라고 인정돼야 폐쇄 같은 조치를 할 수 있는데, 채팅앱의 개설 목적은 채팅이고 모든 이용자가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모니터링 등을 통해 불법을 저지르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정 요구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느냐는 질문에는 "채팅앱 담당 직원이 단 1명으로 다른 업무와 함께 처리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은 2018년과 2019년 5월까지 단 1건도 없었다. 최근 5년 사이엔 2016년 24개 앱이 유해매체물로 지정돼 가장 많았는데 이유는 '청소년유해업소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채팅앱을 제재하는 것과는 관련 없었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청소년보호법 제16조에 따라 채팅앱은 이용자 나이 및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채팅앱 문제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해결책이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이라면서 "당국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고소·고발 사건에서도 해당 7개 채팅앱들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돼 있었다면 수사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 공공연히 벌어지는 '성매수 유인·권유', 처벌은 어떻게?

<청소년 성보호법> 제13조 1항(성매수)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10년 징역 또는 2천만 원~ 5천만 원 벌금에, 2항(성매수 유인·권유)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매수뿐만 아니라 유인·권유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이미 마련돼 있다.

 

대법원은 청소년이 성매매 의사를 갖고 있었다 하더라도 금품 등 대가를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소년에게 성을 팔도록 권유하는 행위도 범죄라고 판례를 내놓은 바 있다. 판례에서는 청소년의 성에 대한 판단 능력이 미성숙하다는 점, 다른 사람의 권유로 그 의사가 더욱 굳건해지는 경우도 권유에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마부작침>이 분석한 서울 5개 지방법원의 2018년 '청소년 성매수' 1심 판결문 31건 가운데(피고인 2명인 사건은 2건으로 분류) 1항 성매수는 28건이었지만 2항 성매수 유인·권유는 단 4건에 불과했다.(1건 중복: 1항·2항 모두 해당) '성매수 유인·권유' 죄로 법정에 서는 건 그만큼 흔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4건 중 1건, 서울북부지방법원의 2018년 5월 31일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은 채팅방에서 피해청소년에게 '조건만남'을 제시하며 "만나서 섹스하는 것이다, 애무까지만 할 수도 있다, 키와 몸무게는 어떻게 되느냐?"고 말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대화 내용, 이 시리즈의 1번 기사에 등장했던 '1천 명 채팅'에서 청소년이라는데도 성매수하겠다며 유인·권유했던 그 자들, 212명이 했던 말과 유사하다. 청소년 성매수를 유인, 권유한 건 1천 명 중 20.5%였다. 위 사건 피고인은 벌금 3백만 원을 선고받았다. 212명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고 이후에도 채팅앱을 통해 성매수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은 매년 '채팅앱을 이용한 청소년 대상 성매매'를 합동단속하고 있지만 성매수 사범과 알선자를 주로 검거할 뿐 '성매수 유인·권유' 단속 사례는 찾기 어렵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논문을 통해 "랜덤채팅앱에서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 성매매 흥정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청소년 성매수 유인·권유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려는 수사기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랜덤채팅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의 효과적인 대응방안, 2017)  

 

[좀더갈자1] 해외는 '온라인 그루밍'도 처벌
채팅앱을 통한 아동·청소년 성매매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가 직면한 문제다. 한국은 사실상 방치수준인 반면, 해외 각국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법안을 만들고 다양한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인권단체는 지난 2013년 '스위티'라는 이름의 10살 필리핀 소녀를 가상 인물로 만들어 성적 목적으로 스위티에게 화상채팅을 시도하는 이들을 상대로 그들의 '그루밍'(Grooming: 길들이기) 방식을 살펴봤다. 이른바 '스위티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기간 남성 수천 명이 10살 소녀에게 돈을 대가로 성적인 행위를 제안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토대로 영국과 호주, 폴란드에서는 '온라인 그루밍'까지 처벌하는 법을 제정했다.

 

한국은 아동·청소년 권리 보호를 위해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비준 30년이 다 돼 가는데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수 차례 권고에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 예방을 위한 법제화는 미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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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실종아동센터(ICMEC)의 <성적인 목적의 아동 대상 온라인 그루밍>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법에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고, 온라인 그루밍 관련 법도 없다.

국제실종아동센터가 조사한 196개국 가운데 63개국이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그루밍법'을 만들었다. 미국과 영국 등 24개국은 국제실종아동센터가 제시한 기준 5가지를 모두 충족해 온라인 그루밍 대책에서 앞서있다. 아동에게 음란물을 보여주는 것만을 처벌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51개국뿐이다.

 

보고서에는 한국에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없다 하고 있지만 사실 처벌 근거가 없진 않다. 바로 위에서도 다뤘던 청소년성보호법 제13조 2항 성매수 유인·권유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조항으로 처벌된 사례는 이미 살펴본 것처럼 많지 않고 단속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좀더갈자2] 국회도 알고 있지만… 내년 4월이면 폐기
아동·청소년들이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로 유인되고 있다는 건 국회도 알고 있다. 청소년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발의했다.

 

우선, 채팅앱을 규제할 수 있는 법 개정안. 이 개정안에는 채팅앱 등 온라인대화서비스 제공자가 성매매 알선 등 정보 발견을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해당 정보 발견 시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채팅앱 등을 통해 이뤄지는 성매매 알선 등에 관해서는 서비스제공자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제안 이유다.

 

이 개정안은 그러나 1대 1 대화 내용을 모니터링해야 성매매 알선 등 정보를 발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있고, 성매매 알선 등 정보가 무엇인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채팅앱 운영자에게 사전 조치 의무를 지우는 것은 이들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등의 반론에 부딪쳤다.

 

'온라인 그루밍' 처벌 법안도 나와 있다. 지난 5월에 발의된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은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려는 의도를 가지고 아동·청소년에게 만남을 유도하거나 성적 행위를 요구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성매수 알선정보를 제공하는 자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는 현행법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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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성보호법>에서 '대상 아동·청소년' 개념을 삭제하는 개정안도 있다. 현행 법은 성매수 범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지 않고,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따로 정의하고 있다. 수사기관 판단에 따라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분류된 이들은 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보호처분과 처벌이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인식돼 성매수나 더 큰 피해를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개정안이다.

 

변정희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대표는 "대상 청소년 개념을 유지하는 건 청소년을 성착취 피해자가 아니라 성범죄자로 보는 것"이라며 "피해 청소년과 대상 청소년을 구분함으로써 현실에서 청소년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성매매를 신고 못하는 이유 1위는 '처벌 받을까봐'였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청소년 성보호법에서 '대상 아동·청소년' 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하고 있는 등의 이유로 개정 논의는 진척되지 않고 있다. 현재 20대 국회는 내년 5월까지 회기이며 이때까지 처리하지 못한 법안은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다. 1년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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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기자·분석가 (hyeminan@sbs.co.kr)
조애리 개발자·디자이너(dofl5576@gmail.com)
인턴: 박지영
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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